청담큰스님의 금강경

도피안은 돌아온 것---還此岸

如明 2015. 7. 19. 06:55

도피안은 돌아온 것---還此岸

도피안이란 결국 인도(印度)말로는 저 언덕에 간 것이라고 하지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 뜻과는 다릅니다. 부처님의 뜻대로 하자면 환차안(還此岸), 곧 이리로 돌아온다고 표현해야 맞습니다. 만일 <도피안>이라 하여 어느 딴 곳에 가는 것이라 하면 <나>로부터 떨어지게 됩니다. 어디까지나 마음을 깨치는 것이 성불이고 자기 마음을 단속하는 것이 도피안의 길이니, 이렇게 함으로써 생사를 초월할 수 있고 대자유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도피안>(到彼岸)이라 번역 했는데, 이곳이란 뜻을 저쪽이란 말로 표현 했다면 부처님의 뜻과 다르지 않지만, 참말로 저쪽 어디로 멀리 가서 보살이 되고 성불하는 것이란 뜻으로 알고 그렇게 번역했다면 그것은 부처님의 뜻과 크게 어긋납니다. 이 도피안을 보통 한문대로 알다가는 진리가 자기 마음자리인 <나>한테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하여 어디로 가려고 하게 되니 큰일입니다. “불생불멸(不生不滅)하고 부증불감(不增不減)하며 청정한 것도 아니고 더러운 것도 아닌 그러한 금강 같은 내 본 마음으로 돌아온다. 모든 객관 사물에서 보는 비판을 버리고, 소위 철학이니 과학이니 하는 모든 학문, 일체의 지식을 안 따라가는 내 마음자리로 돌아온다.” 그런 뜻으로 한 말이 <도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