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큰스님의 금강경

남만을 위해 살 때---波羅蜜 5

如明 2015. 7. 17. 07:57

남만을 위해 살 때---波羅蜜 5

이렇게 해서 불생불멸하는 내 마음을 깨쳐야 하는 노력, 그것이 <바라밀다>입니다. 바라밀다를 도피안(到彼岸)이라 번역하는데, 그 뜻은 저 언덕으로 건너갔다. “이 세상에 살다 저 세상에 갔다. 이 중생 세계에 살다 저 불보살세계에 갔다. 사바세계에서 극락세계로 갔다.” 그런 뜻입니다.

이것을 좀 쉽게 현세에 비유해서 말 한다면, 가난하여 고학을 한 끝에 부처님 법대로 일도 잘하고 아껴 먹고 저축해서 부자가 됐다. 나중에 병들어도 약 먹을 때 돈 염려 없다. 가난하다가 부자가 되어 모든 사람의 부러움의 대상이 됐으니 이것도 하나의 도피안(到彼岸)이라 할 수 있으며, 자기가 발전하는 모두가 도피안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세상살이에서 보면 도피안이란 말이 되겠지만, 우리가 마음을 깨쳐서 부처가 된다는 의미의 도피안은 아닙니다. 우리 범부가 천당·지옥·귀신세계로, 동물세계로, 인간세계로, 아수라세계로 육도윤회(六道輪廻)하는 것은, 내 마음이 <참나>인 줄 모르고 육체를 <나>라 하여 육체의 생존을 위해 업(業)을 짓기 때문입니다. 그 업의 인과에 따라 개도되고 소도 되고 합니다.

육체가 내가 아닌 진리를 깨닫고 나면 지식·사상이 내가 아닌데 그러면서 또 지식을 알고 사상을 아는 <참나>를 찾게 됩니다. 이제까지 육체가 <나>라는 착각으로 고생을 하고 육도로 돌아다니다 도인을 만난 마음이 <나>지, 육체가 <나>는 아니다. 육체는 내 소유는 될지언정 <나>를 대표할 수는 없다. 이런 진리를 듣고 이제 부터는 참 마음을 단속해야겠구나, 지식이나 학사 . 박사·노벨상 다 필요 없다. 돈도 권리도 의식주(衣食住)도 필요 없다고 결심하여 육체본위의 생활을 차차 청산해 갑니다. 하루 세끼에서 두 끼만 먹고 두 끼에서 한 끼로, 나중에는 안 먹어도 됩니다. 정신의 도가 높아지고 마음의 힘이 커져서 이 마음이 우주를 창조할 수 있으므로 굶어도 몸이 축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밥을 안 먹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도 아니고 도의 깊이를 굶는 능력으로 안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도 집착이고 구속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물질이나 사건에 대해서도 부정·긍정의 아무 생각 없이 대합니다. 누워 자도, 장사를 해도, 정치를 해도 나를 위해선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습니다. 나는 망하고 내가 없을 때, 그리고 남만을 위해서 살 때 <나>는 자꾸 커 갑니다. 온 우주가 전부 다 내 것으로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