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행막식은 바라밀이 아니다.
이런걸 모르는 무식한 선지식은 음주식육무방반야(飮酒食肉無妨般若)라고 막 놀아 납니다. 그래 가지고 중생까지 버려 놓고 나중에 공부하는 중들 다 버리고 그렇게 떠들던 분들이 해방이 돼서 이제 불교정화(佛敎淨化)가 됐지만 그렇게 우리 비구들 가운데에도 그런 분들이 수십명 있습니다. 무식하기는 해도 발언이 세고 주먹질 잘 하고 그렇게 불량하게 사는데, 소견이 비뚤어져서 불법이 어디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무식하니까 마구잡이로 그런 사람들은 그런 패대로 젊은 수좌들이 해제(解制)하여 다니다가 만나면 마구잡이로 가르칩니다. 우리는 사월보름과 시월보름이 되면 모두 금족(禁足)을 하고 석달동안 전부 용맹전진합니다. 그걸 결제(結制)한다고 그러는데 구십일이 지나면 해제를 해서 동, 서, 남, 븍 모두 돌아다니다 사월초승께쯤 되면 그 절에 전부 다 모입니다. 공부하는 장소에 모이면 제가끔 공부하고 싶은 데로 가고 늘 이러는데, 그 날 처음 오는 날 식을 거행하고 금강경을 펴든지, 그걸 내 놓고라도 깨친 소식을 한 번 보여 주고 알아듣든지 말든지 그리고 또 깨치려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한다고 전부 가르쳐서 모두 정신 가다듬도록 만들어서 석달동안 용맹정진하도록 일러 주는 법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큰 방으로 들어가서 술 먹으라는 겁니다. 술을 안 먹는 수좌가 있으면 저 놈 막걸리도 먹을 줄 모르는 자식이 무얼 하려고 그런다고 이러면서 막 쫒아내는 겁니다. 계를 지킨다고 틀어박혀서 소승불교(小乘佛敎)나 하고 그래 가지고 뭐가 되겠냐고 윽박지릅니다. 그래서 한 번 두 번 이런 식으로 하면 그 사람은 결국 술이나 먹고 그렇게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것도 그런 식으로 또 깨달은 것이 조금 있어서 남 못하는 다른 소리도 할 줄 알고 이래 가지고 모두 그 정신이 옳은가 싶어서 아리숭하게 만듭니다. 경전도 그만 똥걸레처럼 만들어서 이게 다 무엇이냐고 하여 확실히 그렇게 알도록 만듭니다. 이런 소중한 금강경 같은 것도 그렇게 만들고 성불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죄가 얼마나 크겠습니까? 아무리 제가 일승법(一乘法)을 뭣좀 아는 것 같다 해도 정법을 비방한 그 과보는 이제 세세생생 지옥고(地獄苦)를 몇 천만겁을 받는 법이고, 어쩌다가 아수라가 되어 가지고 지옥보다는 조금 났지마는 여러 백천만겁을 비둘기보를 면하지 못하듯이 축생계를 돌아다니다가 어쩌다 인도환생(人道還生)을 하면 모두 문둥이 만신창이 생긴다는 겁니다. 부처님 말씀을 거역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대처승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사오십년 동안에 몇 번씩 공적으로 사적으로 웃으면서도 싸우고, 찡그리면서도 싸우고 한정 없이 싸웠습니다. 이래 가지고 수좌들이 그만 마구잡이로 행동했음이 불애보리요(行盜行婬不碍菩提)요, 도둑질하고 음행하는 게 보리에 무슨 거리낄게 있으며, 음주식육무방반야(飮酒食肉無妨般若),술 먹고 고기 먹는 것이 반야세계에 무슨 장애가 될 게 있느냐? 「반야바라밀이 그게 뭔데 그게 어디가 걸리고 막히느냐?」 이래가지고 막행막식(莫行莫食)을 했는데 듣고 보면 그 말이 어려운 법담(法談)같이 들립니다. 그러나 정법에 턱도 안 닿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말이 그럴듯하고 어렵게 하는 수도 보여 유혹이 되고 대중이 따라갑니다. 그래서 「파 . 마늘 . 먹지마라. 중이면 이렇게 해야 한다.」하면 몰아세우고 어디가서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없이 됐습니다. 술 생기면 술 먹고 여자 생기면 계집질하는 것 이것 떼기보다도 파 마늘 안먹기라는 건 보통 정신으로는 안 되는 겁니다. 이제 마음이 약해서 눈물을 흘려가면서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 발심한 사람이면 항복기심(降伏其心)을 해 보려고 하는 그 마음으로 보시 . 지계 . 인욕 . 정진 . 선정 . 지혜를 닦으라는 것입니다. 마음 한 번 항복 받기라는 게 내가 완전한 인간이 되는 게 그렇게 어렵구나 하는 이론을 자세히 치밀하게 알면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청담큰스님의 금강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루나존자의 인욕 (0) | 2016.01.24 |
---|---|
도할양무심(塗割兩無心)의 인욕 (0) | 2016.01.23 |
신통은 반야가 아니다. (0) | 2016.01.21 |
초견성이 제일바라밀이 아니다. (0) | 2016.01.20 |
성불도 신해수지(信解受持)의 인과 (0) | 2016.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