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큰스님의 금강경

原 文 : 須菩提 於意云何 阿羅漢 能作是念 我得阿羅漢道不 須菩提言 不也 世尊 何以故 實無有法 名阿羅漢 世尊 若阿羅漢作是念 我得阿羅漢道 卽位着我

如明 2015. 11. 20. 08:18

原 文 : 須菩提 於意云何 阿羅漢 能作是念 我得阿羅漢道不 須菩提言 不也 世尊 何以故 實無有法 名阿羅漢 世尊 若阿羅漢作是念 我得阿羅漢道 卽位着我人衆生壽者

[解 義]

절에 가면 지금도 나한(羅漢)님, 오백 나한이 있는데 아라한이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다고 생각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법을 얻었으면서도 일부러 마음에 두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실무유법(實無有法)입니다. 다시 말하면 「어떠한 내용이 있어서 이것이<아라한>이다」라고 할 수 있는 법이 없습니다. 이것이 큰일입니다. 실로는 나한이 됐다 해도 <아라한>이라 지목할 수 있는 그런 이치가 없으니 이 대목 참 어렵습니다. 이 대목이 사학년 졸업반의 마지막 문턱입니다. 나한님들이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다. 내가 사학년생입니다.」이런 생각을 하면 즉위착아인중생수자상(卽爲着我人衆生壽者相)이 꽉 남아 있는 사람이어서 무엇무엇을 해야 한다느니 하고 중생살이를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살림살이 장만하는 게 중생상(衆生相)이고 오래 살려니, 칠십, 팔십 살려 하는 그것이 수자상(壽者相)입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공부도 안하고 나중에 애들 시집 장가 다 보내고 늙어 빠진 뒤 할 일 없을 때에야 염불·참선하려 하지만 그 땐 이미 힘이 다 빠져서 참선해도 안 되고 염불해도 안 됩니다. 참선이나 염불은 젊어서 미성년 때 하는 게 훨씬 좋은 건데 내가 오래 살겠거니 믿고서 할 일 다 하고 늙은 뒤에나 천천히 해 보려는 것도 <수자상>의 그릇된 생각입니다. 아라한이 만일 어떤 법이 있어서 그 이치를 깨달아 얻은 것이 <아라한>이라면, <아라한>은 곧 내가 얻은 것이니 얻어진 법이 있고 얻은 내가 있게 되며, 법은 객관이고 나는 주관이 됩니다. 이렇게 하여 주관인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다 하면 그건 주관 객관이 벌어져서 상대가 안 떨어지고 절대 지경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니,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벌어져서 결국은 중생을 완전히 여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