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큰스님의 금강경

복덕(福德)의 주체(主體)

如明 2015. 11. 11. 08:13

복덕(福德)의 주체(主體)

정말 큰 건 크다는 소리를 못합니다. 전체가 다 내가 되어 놓으면 무엇에다 비교해 많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많다는 소리는 작다는 소리입니다. 따라서 모든 착한 일 해서 복을 짓는데 그런 인과로 큰 복을 많이 지었다고 하더라도 그건 우주의 어느 부분을 그 복이 다할 동안 잠시 차지한 것이며, 이 우주를 다 차지했다 해도 그건 많은 게 아니라 물질을 두고 한 소리니 많다고 할 것이 못 됩니다. 이 마음이 우주의 생명이며 마음은 곧 우주와 둘이 아니니 이 마음을 깨쳐 놓으면 우주와 마음이 하나가 됩니다. 너니 내니 하는 주객이 없어지고 이렇게 되면 그 성품에 들어서서 전 우주를 차지한 것이며 우주를 마음대로 창조도 하고 없애기도 하는 능력을 갖게 되어 전지전능(全知全能)하시는 것이니 물질로 보시하여 얻는 공덕이 아무리 크다 해도 그것은 마음에 비교하면 태평양 한 가운데 수증기 한 방울 밖에 안 됩니다.

그러므로 많다고 하는 게 적다는 소리고 크다는 게 작다는 소리이며 큰건 큰게 아니라 마음에 비하면 우주 전체가 적다느니 크다느니 하고 말도 붙일 수 없습니다. 한 생각을 내어 착한 일 해 가지고 복을 아무리 많이 받는다 해도 허공의 한쪽 구석밖에 안 찹니다. 그런데 복을 짓고 싶어하는 거룩한 생각을 낼 줄 아는 주체성인 그 마음을 깨쳐 놓으면 우주 전체가 다 나이므로 작다 크다 소리는 없어집니다. 전체를 다 차지해야지 착한 일 좀 하여 한쪽 구석만 차지해 봐도 그건 네 마음을 깨치는 것만 못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