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주의 모든 것

[스크랩] 선명화님의 능엄주 수행일기

如明 2012. 7. 17. 01:20

선명화님의 능엄주 수행일기


[ 수행길에 들다 ]

그동안 절에 다니면서 늘 수행의 필요성과
그 당연성을 마음속에 갖고 살아왔다.

요즈음은 수행논서의 번역과 함께,
각 나라의 불교가 알려지고,
그에 맞추어 수행도량이 하나 둘 생기면서
여러 가지 수행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4 년 전만 하여도 이러한 일들은 보기가 드물었다.

쉽게 수행에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의 길을 찾기가 어려웠으며,
안내자를 찾아 나선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라고는 앞서
절에 다니는 노보살님들이 가르쳐 주시는 데로
천수경과 반야심경을 독송하고,
그 다음은 금강경이 제일이라면 금강경을,
보시공덕이 제일이라면 보시를,
그저 공덕이 되는 일이라고 듣기만 하면
실천에 옮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벌써 4년 전의 일이다.

자기가 직접 참회하면서 발원하는
기도가 제일이라는 말을 듣고,
봉은사 나한전에 다니면서 칠일 기도를 하였다.

칠일간의 회향을 하고
내려오다가 서점에 들렸는데,
《대 여래불정 능엄주》라고
큰 글씨로 써진 한권의 책이 눈에 띄었다.

책장을 넘기자 책머리에
"수행자는 누구든지 수행의 완성과정으로
대여래의 불정수능엄경을 수학하고,
수행해서 領解해야 불교의 哲理를 알고,
無上正遍知正覺을 깨달아서
부처님의 摩頂授記를 받아
成佛한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또한 부처님께서 능엄주를 설하시고,
아난에게 「十方의 一切諸佛을 出生케 하나니
十方如來가 이 呪心으로 因하여 無上正遍知正覺을 이루고.....,

이 주문을 여래의 정수리라고도 이름하나니.....,
신장들이 항상 보호하고.....,

너와 이 회상에서 배우는 이들이나
이 다음 세상에 수행하는 이들은
이 규모대로 수행하여
부모에서 얻은 육신으로 도를 이룰 것이니라.」

                                  -<수능엄경 제7권>- 라고 씌어 있었다.


[ 능엄주를 만나다 ]

이 글귀를 읽는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이 다라니는 부처님과 존자님들께서
나에게 주시는 칠일기도 회향의 선물이다." 라는 확신이 들었다.

 

 


[ 능엄주와 친해지려 애쓰다 ]

서둘러 집에 와서 밤새도록 능엄주를 읽었다.

능엄주는 발음도 어렵거니와 길어서
소리를 내어 읽기조차도 힘이 들었다.

여러 번 읽기를 일주일쯤 하였더니
조금씩 빠르고 자연스럽게 읽을 수가 있었다.


[ 능엄주 암기하다 ]

이후 능엄주를 외우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입술이 부르트고 목이 부어오르면서
이빨이 시리고 피곤하고 힘이 들었다.

그래도 쉬지 않고 계속했다. 기도처도 찾아다니고,
집에서도 하고 수없이 반복하였다.

그런데 능엄주를 독송하는 동안,
이상하게도 기도하러 가는 곳마다
능엄주를 하는 스님들을 만나게 되고,
능엄주만을 독송하는 도량을 가게 되었다.


[ 매일 108독을 하다 ]

이토록 매일같이 능엄주를 열심히 독송하였더니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외워졌다.

그래서 그때부터 능엄주를 주력해야겠다는 각오로,
2000년 새해부터 100일 기도를 입제 한 이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108독 이상씩 독송하였다.

어떠한 장애나 어려운 일에도 굴하지 않고,
때로는 밤을 지새우면서 까지도 계속했다.

그렇게 멈추지 않고 계속 정진해 나아갔더니,
능엄주 독송시간이 점점 짧아져서,
108독씩 하는데 처음에는 하루에 15시간 걸리던 것이,
10시간 정도로 단축되었다.

이렇게 독송시간이 단축되면서
남는 시간에 망상을 줄이기 위해
점점 횟수를 늘려가며 계속 하였다.

100 일 기도를 시작한 며칠 후,
꿈속에서 달라이라마 친견을 간다고
험악한 산을 넘어가다가
그만 벼랑에서 미끄러졌다.

아찔하고 아득한 낭떠러지에서
발끝만 겨우 바위에 닿아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밑을 봐도 아주 엄청난 깊이의
낭떠러지는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이제는 이대로 꼼짝없이 죽는구나' 생각하고,
관세음보살님께 의지하면 살아 날 것 같은 예감에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순간,
관세음보살님께서 밝은 미소로 환하게 나타나셨다.

그리고는 "아가 걱정하지 마라.
어서 이물을 마시거라" 하면서
백자도자기의 사발로 물을 한 그릇 주셨다.

나는 거꾸로 매달린 채
그물을 단숨에 마셨다.

물맛은 말 그대로 감로였다.

관세음보살님은 물을 연거푸 두 사발 더 주셨다.

세 사발의 물을 다 마시고 나니,
보살님은 환하게 웃으시면서 떠나심과 동시에
어디선가 앰블런스차가 오는 소리가 윙윙 들렸다.

'이런 깊은 산중에도 구급차가 있구나'하고 위를 보니
헬멧을 쓰고 구급대원들이 밧줄과 사다리를 연결해 가면서
나를 구하러 절벽을 타고 내려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구급대원의 손을 잡고
무사히 그 절벽에서 구출되어 산을 넘을 수 있었다.

이 꿈은 며칠 간 내 머리에서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삼각산 승가사가
기도처로써는 명찰이라는 얘기를 듣고
승가사에 가서 철야정진을 하였다.

마애석불 전에 가서 서너시간 기도를 하고,
아래 굴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거기서 나는 그만 멈춰서고 말았다.

순간 가슴이 뭉클하였다.

꿈속에서 내게 감로수를 주신
그 관세음보살님이 그곳에 계셨다.

굴속의 승가대사가
바로 꿈속의 관세음보살이었다.


[ 업장이 조끔씩 소멸됨을 느끼다 ]

이후, 매주 토요일이면
승가사에 가서 계속 철야정진을 했다.

철야기도를 하고 새벽쯤
능엄주 108독을 끝내고 다시 또 독송해 가는데,
몸에서 뭔가 '툭' 떨어진 듯한 느낌이 들면서
무거운 짊 덩어리가 씻겨 내려간 듯
시원한 느낌과 함께 가볍고 산뜻하여졌다.

그리고 정신은 점점 더 맑아졌다.

혼자서 이토록 정진을 40여일 할 때쯤
어느 큰스님의 권유로 선원에 나가게 되었다.

빌딩 안에 있는 선원에 들어서자
선 체조와 호흡을 조도법으로써 가르치고 있었다.

이전에 혼자서 그냥 앉아서 수행을 하면,
무릎이 시리고 다리가 쉽게 절리면서 허리 등이 아파서
20여분을 앉아있기가 힘이 들고 집중이 되질 않았다.

그래서 뭔가 다른 방법을 찾지 않으면
오래 정진을 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고민을 해 오던 참인지라,

이런 방식의 참선프로그램의 진행은
나에게는 가뭄에 단비를 만난 듯 반가웠다.

선원을 나오는 길에
뭔가 희망과 기대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수행을 할 수 있는 빛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여간 설레는 게 아니었다.

배운대로 선체조와 호흡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속으로는 계속 능엄주를 하였다.

그렇게 한 달쯤 되어,
앉아서 능엄주를 10여분 독송할 때쯤
이상한 체험을 하였다.


[ 능엄주가 전광석화처럼 돌다 ]

갑자기 머리 속에서 능엄주가 전광화석처럼
빠른 속도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냥 머릿속에서 '핑핑' 능엄주가 돌아가는데,
그것은 단 몇초 정도만에 능엄주를 끝내고
계속하여 같은 속도로 능엄주가 자동으로 돌아갔다.

내가 하는 능엄주가 아니고 마치
녹음기의 테잎이 자동으로 휘감기듯이
뭔가 머릿속에 띠 같은 것이 도는 느낌이 있을 뿐
능엄주는 쉬지 않고 계속 돌았다.

소리를 내면서는
따라 할 수도 없는 빠른 속도다.

그냥 돌아가는 능엄주를
쳐다보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자동으로 연속하여 돌아갈 뿐이다.
너무도 신기하였다.
눈을 똑바로 떠보지만 마찬가지였다.

무엇을 하나 하루종일
그렇게 능엄주는
계속 머릿속에서 돌고 있었다.


이렇게 계속 되어진지 3일째 되던 날,
좌선을 하고 있는 중에 능엄주의 소리를
마음속으로 들어가면서 계속 지켜보는데,
갑자기 내 몸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없었다.

몸뚱이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나도 없는 것이다.

단지 어디선가 메아리처럼
혹은 파노라마처럼,
끝없이 염불소리만이 들리는데,
내가 하고 있는 염불이 아니고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들렸다.


[ 시심마 화두가 들림 ]

그때 자동으로 "이 소리는 어디서 나며,
또 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슴 속 깊이 의심이 잡히면서,
' 이(뭣고)… ?' 그렇게를
몇 시간 동안 계속 하고있었다.

' 이 뭣고?'에서 '뭣고'는 떠오르지 않고
오로지' 이∼'에서 의심이 뭉치어
스케이트 칼날이 스므스하게
빙판을 스쳐가듯 미끄러지면서 쭉∼ 나아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저녁때까지 앉아 있다가,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의 초인종 소리에
그 상태로부터 깨어났다.

그 순간 가슴 쪽에서부터 맥박이 뛰더니
가슴이 확 트인 것처럼 환해지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온 몸에 에너지가 시원하게 흐르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등골쪽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삼매에서 깨어보니
몸도 앉아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가벼웠다.

이후 '위빠싸나Vipassana'를 접하게 되어,
능엄주를 독송하면서 四念處를 觀하기도 하고,
화두들면서 心身의 일어나고 진행되며 사라지는 일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여러 방편으로 노력을 하여왔다.

아침에 눈이 뜨이면,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능엄주는
나의 하루의 첫 일과가 되었다.

그리고 선정 기본호흡을 한 다음
좌선에 들어간다.

좌선에서 일어나 움직일 때도
능엄주를 속으로 염송하면서
4념처를 觀하여 간다.

조용히 앉아서 좌선을 할 때는
호흡관찰을 시작으로 정진한다.


[ 능엄주는 수행의 모체 ]

《쌍윳따니까야》에서 부처님이 호흡에 대하여
수 차례 설하신 것을 보고 요즈음은
아나파나호흡 anapnasati 수행을 해 가고 있다.

잠자리에 들 때도
역시 능엄주를 계속 독송하다가 잠이 든다.

능엄주는 나의 수행의 모체이면서 지금까지
많은 유익함과 기적 같은 일들을 체험할 수 있게 하였다.

무엇보다도 항상 경전에 의지하며,
나의 수행과 삶을 부처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실천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의 수행의 어려움과 고민들,
그리고 그때 그때의 체험한 일들을 기록한
수행의 일과를 기록하기 시작한지
벌써 1000일을 훌쩍 넘었고,
기록 자체만의 의미를 넘어
이제는 나의 삶에 '나침반'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하다보니 이제 수행도 몸에 익었고
이 길이 아닌 다른 길이란 갈 수 없도록 길들여졌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수행을 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내게 수행을 하도록 한 채찍이 있었으니,

첫째는 수행일기이고,
그 다음은 만공선사의 가르침이다.

선사님은 '衆도 佛法을 모르면 俗人이고
俗人이라도 佛法을 알면 衆이다.'라는
교훈으로 수많은 후학을 길러 내셨다.

세 번째는 끌고 밀어주시는 스님들과 법사님,
무엇보다도 도반들의 탁마를 빼 놓을 수가 없고,
그 외에도 지금까지 수행토록
우리들에게 도량을 제공해준
禪院과 스님들의 아낌없는 지원덕택이다.

또한 胎夢에서 볼 때
佛緣이 깊은 아들이
"엄마는 누구세요?

나는 누구일까?

우주와 나는 어떤 관계일까?"라고,

어느 날 내게 문득 물어오던 궁금증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나를 경책한다.

깊은 산 속에서 열심히 수행하다보면,
번뇌를 끊고 도를 이루는데
빠르고 좋은 결과도 있겠지만,
인연이 피치 못한
나의 일상 삶 속에서의 수행은
오히려 습기를 조금씩 걷어내는데
더없이 좋은 수행도장인 것 같다.

내 자신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속에 내재되어 있는
탐, 진, 치의 발산을 볼 때마다
더욱 그러함을 느낀다.

육근, 육식을 통해 부딪히게 되는
모든 대상들의 경계에 당할 때는
마음을 주의 깊게 觀하지 않으면
아니되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을 쳐다볼 기회가 많아짐으로써
그 결과 모난 성격이
둥글어져가고 있다고 주변에서 말들 한다.

이제 스스로의 자신을 먼저
쳐다보는(아는 마음을 유지하는)데
길들여져 가고 있는 것이다.

(출처: 붓다뉴스)

출처 : 아비라
글쓴이 : 어질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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