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능엄주에 대한 세간의 잘못된 견해
글: 정림사 주지 일행 스님
능엄주는 신(神)을 불러 들이는 주문인가?
어느 백련암 문중 절에 다니고 있다는 보살님으로부터 문의를 받았다.
“스님, 제가 초하룻날 그만 시간이 늦어서 다니던 절에 가지 못해서 집에서 가까운 절에 갔었는데 그 절의 스님이 능엄주는 신을 불러 오는 것이니 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하더라도 출가자인 스님이나 하는 것이지, 일반 신도들은 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다른 절에 다니는 주변의 분들도 능엄주는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라며 대다라니주를 하라고 권합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이 보살님은 평소에 늘 능엄주를 해 오셨다고 한다. 다른 절에 다니는 아는 분들로부터 이런 말을 자주 들었지만 무시 하였는데, 이번엔 스님으로부터 직접 말을 듣게 되니 걱정스런 마음이 일어나기 시작했나 보다.
또 이와는 반대로 ‘능엄주는 귀신을 쫓아주는 주문이다’라고 얘기하는 스님도 있다고 한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능엄주는 귀신과 관련있는 주문이니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스님들과 불자들은 능엄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경험을 했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불자들은 차치(且置)하고 왜 일부 스님들은 능엄주는 ‘신을 불러들이는 주문‘이라고 알게 되었을까? 어디에 근거를 두고 그런 말을 하는 건지 자못 궁금해진다.
그리고 출가자인 스님들만 하는 것이라면 능엄주 하는 스님들은 신을 부르기 위해서 능엄주를 하고 있는 것이란 말인가? 부처님이 기껏해야 신을 불러들이라고 능엄신주를 설(說)하셨고 “능엄경”은 그런 주문이나 모아놓은 경전이란 말인가?
능엄경 후반에 보면 오히려 공부중에 생기는 50여가지 경계에 대해서 부처님이 말씀해놓으신 내용이 나온다. 여기에 보면 공부 중에 설령 부처님의 형상이 나타나서 공부를 참 잘한다며 수기(授記)를 주시더라도 이는 부처를 가장(假裝)한 마군(魔軍)의 모습이니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부처님의 형상이 나타나도 속지 말라고 가르치는 마당에, 그 외에 다른 잡다한 신(神)들에게도 속아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공부하는 사람에게 이런 장애(障碍)를 최소화 시켜 나가기 위해서라도 능엄주를 하라고 하는 것인데, 어찌 이런 능엄주를 신(神)을 불러들이는 주문이라고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능엄경”제 7권에 능엄주에 대한 공덕이 설(說)해지고 있다. 여기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아난아, 이 부처님의 정수리 광명이 모이어 된, 시타타파트라 비밀한 가타, 미묘한 글은, 시방(十方)의 온갖 부처님을 내는 것이니. 시방여래가 이 주문으로 인하여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며, 시방여래가 이 주문을 듣고, 모든 마(魔)를 항복받고, 외도(外道)를 이기는 것이며, 시방 여래가 이 주문을 타시고, 보배연꽃에 않아 미진(微塵)같은 시계에 들어 가시는 것이며, 시방여래가 이 주문을 따라 시방국토에서 선지식을 섬기어 공양하고 향하사 여래의 법왕자가 되며, 시방여래가 이 주문을 외우사 위없는 정각(正覺)을 이루시며...
이 주문을 여래의 정수리라고도 이름 하나니, 너희 배우는 사람들이 윤회를 벗어나는 도(道)를 얻고자 하면서도, 이 주문을 외우지 아니하고, 몸과 마음에 마(魔)가 없기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아니하니라. 내가 열반한 뒤에 말세 중생들이 제가 이 주문을 외우거나 남을 시켜 외우게 하면 이 중생들은 불이 태우지 못하며, 물이 빠치지 못하며, 독이 해치지 못하며, 용이나 하늘사람이나 귀신이나 마귀의 나쁜 주문들이 건드리지 못하고, 마음에 삼매(三昧)를 얻어서, 독한 약(藥)과 만물의 독기(毒氣)가 이 사람의 입에 들어가면 곧 감로(甘露)로 변할 것이며, 나쁜 귀신들이라고 이 사람에게는 해(害)를 주지 못하며, 항상 이 사람을 보호할 것이니라.
아난아, 이 주문은 팔만사천 나유타 항하사 구지되는 금강장왕 보살의 종족들이 밤낮으로 따라다니면서 보호하나니, 설사 어떤 중생이 삼매가 아닌 산한한 때에라도,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이 주문을 외우면, 이러한 금강왕들이 항상 이 사람을 보호할 것이어든, 하물며 보리 마음을 결정한 사람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여래가 이 주문을 일러서, 이다음 세상까지 전하여서, 처음으로 마을을 내는 수행하는 이들을 보호하여, 삼매(三昧)에 들어가게 하며, 마(魔)의 장난과 전세(前世)의 업장이 방해하는 일이 없게 하느니라. 너와 이 회상에서 배우는 이들이나 이 다음 세상에 수행하는 이들은 이 규모대로 수행하며 부모에게서 얻은 육신으로 도(道)를 이룰 것이니라.“
다소 길게 서술하였지만, 능엄경전에 분명히 나오는 내용이다. 경전(經典)이라면 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해 놓은 책인데 어찌 부처님의 말씀을 부정할 수 있겠는가? 부처님이 말씀하신 뜻을 우리의 좁은 소견(所見)으로 정확히 읽어 내지 못하는 허물은 범할 수 있을지언정 어찌 그 말씀 자체를 부정할 수 있겠는가?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고,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갖가지 장애(障礙)들이 소멸된다고 하는데 왜 거꾸로 신(神)을 불러들이다는 등 함부로 얘기를 해서 불자(佛子)들로 하여금 혼란(溷亂)을 겪게 만드는 것인지 그저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하더라도 스님들만 해야 한다?
‘그리고 하더라도 스님들만 해야 한다’라는 점에 대해서도 짚어 보자. 내 마음을 찾고, 내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 공부하는 데에 출가자의 공부가 따로 있고, 재가자의 공부가 따로 있다는 말인가? 출가자의 마음과 재가자의 마음은 서로 다른 마음이란 말인가? 내가 하지 않으며 그 뿐이지, 내가 잘 모르는 것에 대해 너무 함부로 말하지 않으면 그 뿐이지, 내가 잘 모르는 것에 대해 너무 함부로 말하고 있지는 않고 있는지, 그것이 어떤 다른 사람들이게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 이번 기회에 나 스스로도 되돌아 본다. 그리고 능엄주를 하는 불자(佛子)들도 그런 말에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오히려 능엄주처럼 그 출처(出處)가 명확한 진언도 드물다. 어느 때 어느 이유로 누구에게 설했으며, 그 진언을 하게 되면 어떠한 공덕이 있는지“능엄경”에 분명히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당당하고 자신있게 해도 좋을것이다.
업장(業障)을 소멸하는 기도
기도는 중요한 수행법의 하나로서 매우 신비롭고 미묘한 내용을 지니고 있다. ‘기도’라는 말은 그대로 빈다는 뜻이다. 중생들은 그 능력에 한계가 있으며 죄업은 무겁고 복덕이 엷은 관계로 보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온갖 재난과 재앙이 그 뒤를 쫒고 있다. 이러한 고난, 장애, 재앙은 다 그가 날 적부터 지니고 태어난 전생의 업보(業報)와 업장(業障)때문이다.
우리들은 기도를 통해서 불, 보살의 가피를 입게 된다. 그리고 그 가피력에 의해 타고난 업보와 업장을 소멸하고 복덕을 성취해서 모든 고난, 장애, 재앙에서 벗어나 하는 일과 구하는 바를 뜻대로 성취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복덕(福德), 지혜(智慧), 자비(慈悲), 만덕(萬德)의 무한한 능력을 갖추신 부처님과 보살님께 진심으로 귀의하여 예배, 공양, 참회 발원 함으로써 불, 보살의 가피력을 입고자 하는 것이 바로 기도 이다. 염불과 주력도 그와 같이 죄업을 소멸하고 지혜 복덕을 성취하는 것이지만 기도는 보다 직접적으로 불, 보살의 가피력에 의해서 죄업을 소멸하고 복덕을 성취하는 길이다.
부처님의 자비는 우주에 충만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자비를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 기도는 마치 텔레비전의 안테나처럼 우주에 충만한 부처님이 자비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는것이다. 지성으로 염불을 하거나 기도를 하면 중생의 마음속에 겹겹이 쌓여있는 어두운 먹구름이 걷히고 마치 태양과 같은 지혜 광명이 빛나는 것이다.
-서재영(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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