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큰스님의 금강경

성불도 신해수지(信解受持)의 인과

如明 2016. 1. 19. 12:09

성불도 신해수지(信解受持)의 인과

부처님 당시에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뜰을 거닐고 계실 때입니다. 마침 비둘기 한 마리가 매나 독수리한테 쫓겨 가지고 대중 앞에 탁 떨어졌습니다. 정신을 못 차리고 벌벌 떨고 어떻게 할 줄 모르고 사람한테 살려 달라고 오기는 왔지마는 사람 역시 어쩔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러는 것입니다. 짐승들은 큰 짐승한테 쫓겨서 죽게 되면 꼭 사람 집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자기 집에 꿩 같은 것 한 마리 쫓겨 들어 왔다고 재수 좋다고 볶아 먹어 버립니다. 살려 달라고 들어오는 짐승을 잠아 먹으니 보통 사람은 인과(因果)를 모르니까 그렇지 반드시 좋지 않은 재앙이 생깁니다. 부처님께서 이것을 사리불존자 뒤에다 갖다 놔두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리불은 나한과(羅漢果)도 증득한 성인이니 안심할 것인데 그런데도 마찬가지로 떱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내 뒤에 갖다 놓아 봐라.’하셔서 부처님 뒤에 갖다 놓았더니 갖다 놓은지 얼마 안 돼서 꼬부리고 앉아서 꼬박꼬박 졸고 앉아 있습니다. 그래서 다 같은 성과(聖果)를 증득한 성인이시므로 거리가 얼마 아닐 건데 그렇게 차이가 나는 것이 이상해서 여쭈어 보았습니다.

나한을 증득하기 전의 과거세(過去世)에 그 살생하던 악의(惡意), 곧 남의 생명을 죽이기도 하고 해롭게도 하고 살해하던 살해심(殺害心)이 덜 떨어져서 미세(微細)한 습기(濕氣)가 남아 있으므로 그래서 그 밑에 가서는 안심을 못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독한 그림자가 비치고 나쁜 냄새가 나고 하는 것을 짐승들이 촉감(觸感)으로 압니다. 우리가 마음속에 살인이라도 할 독한 마음을 품으면 대번에 오장(五臟)이 푹푹 썩는 냄새가 납니다. 입에서도 나고 정신으로 풍깁니다. 사리불존자가 「언제 부터 불법을 만나서 출가하여 중이 됐습니까?」하고 여쭈었더니 「지금 이 생까지 오백생을 살생한 일이 없느니라.」하십니다. 오백생을 계속해서 지금까지 쭉 연속해서 살생해 본 일이 없고 풀 한 포기도 밟아 본 일이 없는 수행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오백생전에 살해하던 습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달이 몇 번씩 우리가 신도단체에서 방생불사(放生佛事)를 합니다. 죽게 된 것을 살려 주는 게 복가운데 가장제일 큰 복이 됩니다. 재산 . 지구덩어리를 다 줘도 그 사람의 생명을 살려 주는 것만 못합니다. 미꾸라지가 죽으나 사람이 죽으나 고기나 개미가 죽으나 생명이 죽기싫어하는 생각은 똑 같습니다. 또 부처님께 「죽기 싫어하는 이 비둘기가 언제나 비둘기를 면하고 사람이 되어서 또 이 불법을 만나서 대법(大法)을 성취하겠습니까?」하고 여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도로 십대제자들에게 물어 보라 하십니다. 그래서 신통제일(神通第一)인 목련존자(目連尊者)에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목련존자가 가만히 천안(天眼)으로 보니까 언제까지나 자꾸 비둘기로만 계속합니다. 비둘기의 몸 바꾸기가 좀처럼 어렵게 지독스런 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겁(一劫)만 해도 굉장한 세월인데 목련존자만 해도 여러 천만겁(千萬劫)의 과거를 보고 미래를 보는 신통입니다. 몇 천만겁 동안 어느 생엔 뭐가 되고 어느 생엔 뭐가 되고 하는 것이 다 있습니다. 내생에도 비둘기로 태어나서 어디서 콩 먹고 저희끼리 어디가서 쌍쌍이 되어 사는 것까지 모든 현실이 하나하나 다 보이고 그러는데 이렇게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람의 몸을 받지 못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업이 한 번 막히면 어려운데 그 가운데도 남자가 여자되기 어렵고 여자가 남자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부처님께 여쭈니까 부처님께서는 인제 몇 겁을 지난 뒤에 다른 뭐가 되어 가지고 언제 또 사람으로 인도환생(人道還生)하지만 불법을 만나지는 못한다. 그 뒤에 다시 삼악도(三惡道)를 왔다갔다하다가 얼마 뒤에는 다시 사람이 되어가지고 불법을 만나서 사리불 네가 후세에 성불하면 그때는 부처님의 호(號)가 무엇이고 그렇듯이 비둘기도 아득한 내세에 성불해 가지고서 필경 일체 중생을 제도(濟度)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일체 중생이 필경 성불을 다 하는데 그것도 인연이 있어야 하는 것이니 만큼 이 비둘기도 지금 오늘 우리에게 뛰어와서 숨겨주고 감춰 달라고 하는 그것도 인연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필 우리가 나오자 이 시간에 독수리한테 쫒겨 가지고 여기와서 내 그늘에서 잠을 자는 게 이런 게 다 앞으로 사람이 되어 가지고 중이 되어서 수도를 철저히 해서 성불하는데 기초적인 인연을 밑천으로 더욱 깊은 인연을 맺게 된다는 것을 설명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불법을 신해수지(信解受持)한 인과(因果)도 필경 성불(成佛)할 인연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