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 文 : 佛告須菩提 如是如是 若復有人 得聞是經 不 驚不怖不畏 當知是人 甚爲希有
[解 義] 부처님께서 수보리존자가 분명히 자신 있게 들어선 것을 보시고 참 고마워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렇다 그렇다.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얻어 듣고 놀라지도 않고 조금도 두려워하지도 않고 조금도 겁내거나 근심 걱정 다 없이 참 그렇겠다고 긍정을 한다면 그래서 청정한 신심을 내고 참다운 실상을 낸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사람이 참 심히 희유한 사람이니라.』
이렇게 희유한 것을 맹구우목이요 침개상투라(盲龜遇木 針芥相投)라는 문자로 비유합니다. 아주 힘들다는 뜻입니다. 태평양 한 복판의 제일 험하고 깊은 곳에 두 눈이 다 먼 거북이가 하나 있었는데 삼천년 만에 한 번씩 물위에 머리를 내 밀고 떠올라 구경은 못해도 맑은 공기를 한 번 크게 호흡을 하고 들어 갑니다. 그런데 요행히 바다 가운데 거북이 머리가 들어갈 만한 구멍이 뚫려 있는 널판에 머리를 걸쳐 놓을 수 있어야 숨을 쉬게 됩니다. 목을 걸쳐 놓고 둥둥 떠서 헤엄칠 것도 없이 한참을 있다가 물속 생각이 나서 다시 고개를 빼고 내려가면서도 참 어쩌다가 평생에 이런 좋은 기회를 한 번 만났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삼천년 만에 또 올라왔는데, 구멍 뚫린 널판 또 만날 수는 없을는지 우리네 참선하듯이 간절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나무가 풍파에 시달려 태평양으로 갔다 대서양으로 갔다 인도양으로 갔다 북대서양으로 갔다 하는 판이므로 눈먼 거북이로서는 날마다 그것만 찾아서 몇 십만년을 헤멘다 하더라도 못만날 것입니다. 그런데 삼천년 만에 한 번 나올 때 우연히 썩은 나무 구멍에 목이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려우므로 이것을 어려운 것애 비유하여 <맹구우목>이라 합니다.
침개상투(針芥相投)는 하늘 가운데도 맨 꼭대기 하늘인 색구경천(色究竟天)에서 바늘을 떨어 뜨려 이 땅 위에 지정된 곳에 겨자씨를 맞히는 것을 말합니다. 바늘 끝으로 겨자씨를 맞히기로 말하면 한 길위 한 미터 위에서도 어려울 것인데 높은 빌딩 위에서 맞히라 거나, 비행기를 타고 공중에 높이 떠서 맞혀보라 하면 이것은 거의 불가능(不可能)한 일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하물며 초음속(超音速) 비행기나 인공위성(人工衛星)을 타고 몇 평생을 가도 도달할 수 없는 하늘 꼭대기의 아득한 먼 거리에서 바늘을 떨어뜨려 조계사(曹溪寺) 마당에 작은 접시를 놓고 그 위에 겨자씨를 담아 가지고 맞히라 하면 그것은 아마 불가능의 불가능이 될 것입니다. 겨자씨(芥子)는 식물 중에서 가장 열매가 작으므로 흔히 제일 작은 것에 비유해서 씁니다.
이 세상에 아주 드문일, 있을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을 맹구우목(盲龜遇木)·침개상투(針芥相投)에 비유해서 설명하는 경우가 불경(佛經)에 종종 많은데 우리가 사람의 몸뚱이로 타고나기가 이렇게 어렵다고 그럽니다. 사람 중에서도 대장부 남자로 태어나기가 어렵고 또 남자로 태어나도 불법(佛法)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불교 이론을 배운다 하더라도 참다운 정법을 배운다는 것, 가령 금강경을 연구한다고 하면 금강경을 문자로 생각으로만 배우지 말고 부처님 뜻에 따라서 아상(我相)·인상(人相)·중생상(衆生相)·수자상(壽者相)이 떨어진 상태에 들어가야 합니다. 만일 사신(邪信)이 앞서 놓으면 천하 없는 짓을 해도 성불할 수 없습니다. 참선이 아니라 우참선을 해도 근본으로 꼬부라진 생각이 붙어 놓으면 안 됩니다. 신심이 청정해서 한 생각도 없는 실상(實相)을 배워야 합니다. 그 이론을 똑똑히 알아 가지고 단지‘이 무엇인가.’하나만 남고 과학이고 철학이고 종교고 이런 것은 더 할말도 없고 들을 말도 없고 배울 것도 없고 단지 이 문제 하나만 해결하면 다 돼 버리는 것으로 딱 들어서야 합니다.
그러니 정법을 만나기 어렵다고 한 것입니다. 불법을 만나도 모두 의식적(儀式的)으로 불공·시달림이나 하고 식은 밥이나 벌어 먹고 사는 그런 불법을 하기가 쉽습니다. 또 「다라니를 한다. 염불을 한다.」해도 모두 무엇을 구하는 생각에서 하기가 쉽지, 보리심(菩提心)을 일으켜서 염불을 하던지 주문을 외우든지 참선을 하든지 하는 정말 성불하는 방법으로 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말 정법을 성취한 선지식(善知識) 밑에서 배워서 연구를 하든지 염불 참선을 하면 가령 경을 안 봐도 눈먼 장님이 눈 뜬 사람한테 끌려가는 것 한가지로 바른 길로 바로 갈 수 있으니까 이게 참 어렵고 난득(難得)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