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큰스님의 금강경

原 文 : 須菩提 忍辱波羅蜜 如來說非忍辱波羅蜜 是名 忍辱波羅蜜 何以故 須菩提 如我昔爲歌利王 割截身體 我於爾時 無我相 無人相 無衆生相 無壽者相

如明 2016. 1. 12. 20:31

原 文 : 須菩提 忍辱波羅蜜 如來說非忍辱波羅蜜 是名 忍辱波羅蜜 何以故 須菩提 如我昔爲歌利王 割截身體 我於爾時 無我相 無人相 無衆生相 無壽者相 何以故 我於往昔 節節支解時 若有 我相 人相 衆生相 壽者相 應生瞋恨 須菩提 又念過去於五百世 作忍辱仙人 於爾所世 無我 相 無人相 無衆生相 無壽者相

[解 義] 인욕이라 함도 참는 겁니다. 욕을 해도 참고 때려도 참고 현풍 곽씨네 깡패 처녀 하나 데려다 발심시켜서 사람 만들려고 그 신랑이 지독하게 참듯이 참으라는 것입니다.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공자(孔子)님도 칠거지악(七去之惡)을 만들어서 여자 내쫒는 법을 두셨는데, 그 신랑은 안될 뻔한 일을 해낸 것을 보면 암만해도 불경을 본 사람이었는가 생각됩니다. 이 사람이 전생에라도 불법을 닦지 않고서는 이렇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마도 보살이 나와 가지고 그 여자 하나 제도하라고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걸 인욕이라고 하는데, 욕되는 걸 참을 뿐 아니라 남이 날 나쁘다고 입으로 욕을 하든지 때로 때리든지 칭찬을 하든지 마음에 움직임이 없이 전부 참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참는다는 것은 억지로 참는 것만을 뜻하지 않고, 억지로 참는 것도 참는 것이지만 생각없이 참는 것이 정말 참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인욕에 참 굉장한 얘기가 나옵니다. 『어째서 그것이 인욕바라밀이 아니라고 하느냐 하면 수보리야! 내가 저 옛날에 가리왕(歌利王)이란 폭군에게 사지(四肢)와 몸뚱이를 찢겼지만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없어서 성내거나 원한이 없었느니라.』고 하십니다. 가리라는 말은 포악(暴惡)이란 뜻인데 아주 포악한 성질을 가진 임금입니다. 중국의 걸주(桀主) 같은 포악한 임금이 역사상에 더러 있습니다. 이 포악한 가리왕이 깊은 산으로 사냥놀이를 갔다가 자기 궁녀들이 산 속에서 수도하고 있는 인욕선인(忍辱仙人)과 얘기하는 것을 보자 노하여 칼로 사지(四肢)와 온 몸뚱이를 갈기갈기 찢은 일이 있습니다. 그때 그 인욕선인이 과거세의 부처님의 전신(前身)이니 석존이 전세에 참는 공부를 하는 도인이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인욕선인 시절의 내가 온 몸을 찢기어 죽어 가면서도 그 가리왕에 대해 조금도 원망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때 이미 나는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만일 그때 배까지 잘라서 창자를 끄집어낼 때 내가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있었다면 그 즉시에 원한이 일어나고 성이 났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때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참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뜻입니다. 아상이 있으면 아픕니다. 우리가 당장 코를 벨 때, 참으려 해도 눈을 찡그려도 됩니다. 참을 수 없이 아플 때 안 찡그릴 수 있습니까? 팔이며 다리를 떼어 놓을 때 그렇게까지야 참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아주 지독한 사람은 참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아픈 것을 억지로 참는 것입니다. 6.25사변 직후에 경남 고성(固城)에서 공산당 청년이 한 사람 붙잡혔는데 고성 경찰서에서 잡아 놓고 고문을 합니다. 그때는 빨갱이라고 하면 고생하던 일을 생각해서 대번에 모두 씹어 먹으려하고 참 지독한 원수를 갚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 청년이 참 똑똑하게 생겼고 얼굴도 잘 생긴 대학 졸업생이었습니다. 이 청년이 그때 모진 고문을 당했는데 억지로 참는 걸 본 일이 있습니다. 이런 청년이 길을 잘 못 들어서 그렇지, 길을 바로 들어섰더라면 큰 일을 할 수도 있는 청년인데 그렇게 일찍 오사(誤死)를 한 그런 청년을 보고 몹시 애석해 한 일이 있는데 이것도 참는 것으로 참는 인욕입니다.

그렇지만 부처님 말씀에는 인욕바라밀이 인욕바라밀이 아닌 경지에서 그렇게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때는 마음이 공해 있어서 아공·법공·구공(我空 法空 俱空)이 드러나 있게 되니까 이 몸뚱이를 탁 잊어버리면 전신을 송곳으로 쑤시고 불에 그슬러도 하나도 뜨거운 줄을 모르는 겁니다. 마음이 무심경계(無心境界)에 들어가서 생각이 없으면 경계가 침범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물도 침범을 못하고 불도 행세를 못합니다. 그래서 육조대사께서도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전부 네 마음이 움직이고 있는 그림자다.」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림자라는 것보다도 있는 채로 내 마음이고 전부 허공입니다. 그러니까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이어서 모든 상이 상 아닌 겁니다. 이런 무심으로 참는 게 정말 참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십니다. 『수보리야! 내가 또 생각해보니 저 과거에 오백생 동안을 계속해서 인욕선인 노릇을 했는데 그때에도 내가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없었느니라. 오백 생을 계속해서 한 번도 아상을 일으키지 않고 무슨 잡념이란 한 번도 일어난 일이 없었느니라.』하십니다.

말세에는 괜히 대중 간섭하고 살림살이 간섭하고 남 시비하고 이래가지고 공부룰 해서 좀 알아 놓고도 그만 뒷수습을 못합니다. 그래서 아나마나하게 배워 놓은 겪인데, 이것 참으로 애타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