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八 依法出生分---모든 것 여기에서 나오다
[科 解]
의법출생분(依法出生分)의 의법이란 법에 의지한다는 뜻입니다. 흔히 법, 법 하는데 세상에서도 법은 국회에 한 번 통과되면 다시는 변할 수 없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만인이 누구나 다 같이 지켜야 합니다. 적어도 국회에서 다시 개정통과(改正通過)하기 전에는 변할 수 없다는 뜻을 가집니다. 그러나 이런 법은 정당(政黨)이 한 번 바뀌면 변하게 되고 국체(國體)가 바뀌면 180도로 뒤집히기도 합니다. 우주만유(宇宙萬有)의 모든 존재가 전자와 에네르기가 변하는 데 따라서 물리적(物理的)·화학적(化學的)으로 다 변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법은 참된 의미의 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알 줄 아는 알음알이의 힘은 어제도 오늘도 그대로고 24시간 안 변하는 영원불변의 존재입니다. 변하는 법칙은 찰나(刹那)로 변하는 것이니 잠시라도 1분 1초 동안이라도 안 변하는 것은 물질의 법칙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아는 능력이 있는 이 마음만은 모든 욕심을 초월했고 이해관계(利害關係)가 없는 자성(自性)자리로서 법 중의 법이란 뜻으로 법왕(法王)이라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 마음의 작용(作用)은 미워하고 좋아하고 생각하고 연구하고 모든 사고활동을 다 하지만 그 마음의 그 본체(本體)인 자성(自性)은 불변합니다. 그래서 이 마음의 작용은 착하려면 요순(堯舜)으로도 되고 악하려면 도척(盜跖)으로도 되고 자기 마음먹기에 달렸지만 그러나 이렇게 변하는 작용은 물의 파도(波濤)와 같고 마음의 본체는 물의 수분(水分)처럼 변동이 없습니다. 수분은 얼음도 되고, 안개도 되고, 이슬도 되고, 파도도 되어 천만가지로 변하지만 물의 수분은 불변입니다.
이렇게 알 줄 아는 마음자리 그것이 법입니다. 말하기 전, 생각하기 이전의 자리, 오롯한 자기 정신, 이것이 우주의 진리고 가장 거룩한 자리이며 이것만이 법입니다. 그러니 법철학(法哲學)을 해도 부처님 법의 원리를 알면 다른 법은 그 지말(枝末)의 한 마디만 들어도 그 근본까지 다 알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성자리 그 근본만 깨달아 가지고 가만히 지키고만 있으면 그것은 죽다가 못 죽은 반 송장에 불과한 소승(小乘)일 뿐입니다. 그래서 무소부지(無所不知)로 아는 것은 모르는 것 없이 다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복이 없어서 마음대로 잘 안되어 무소불능(無所不能)은 안 됩니다. 그래서 완전한 대성인(大聖人), 완전한 인격자(人格者)가 되기 위해서는 마음의 본성(本性) 자리를 깨달아 가지고도 중생을 위해 봉사(奉仕)해야 되는 것이니 계(戒)를 가지고 육도만행(六度萬行)을 해야 합니다. 만일 소승모양 자성자리만 지키고 가만히 들어앉아 있기만 하면 계행(戒行)을 가질 필요도 없고 보살만행(菩薩萬行)을 닦을 필요도 없으며 이 마음이 까딱하지도 않고 적멸(寂滅)만 지키게 됩니다.
그러므로 세상에 나와서 중생을 위해 온갖 괴로움 다 건져 주고 마음자리를 일깨워 주고 발심(發心)해서 보살행을 하고 성불(成佛)하도록 까지 이끌어 지도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남 하는 것 나는 안하고 남 먹는 것 나는 다 안 먹으면서 오직 남만을 위해 일해 주고 돈도 벌어 주고 약도 사서 주고 병도 치료해 주고 법문도 잘 가르쳐 주고 좋은 사람이 되도록 인도할 뿐입니다. 남 하는 것 다 하고 먹을 것 다 먹으며 세상 생긴 대로 따라 하기만 해서는 세상에 나온 뜻도 없어지고 아무것도 안됩니다.
의법출생분(依法出生分)이란 「이렇게 법에 의지해서 마음을 내라, 출생(出生)해라, 사업을 해라, 중생을 제도해라.」 그런 뜻입니다. 이런 내용을 모르고 이 네 글자만 가지고는 백 년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기 힘듭니다. 이런 진실한 자성에 의지해서 참선을 한다든지, 보리심(菩提心)을 발했다든지, 사상이 바뀌어졌다든지 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리심을 발했다는 것을 요새 말로 풀어서 말하자면 범부가 육체 때문에 탐진치(貪瞋痴)에 얽매어 밥 세 그릇 먹으려고 싸우고 죄를 짓기만 했는데, 이제 알고 보니 「인생이란 그게 아니고 내 마음을 닦아야 하겠구나, 육체생활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여 물 불 헤아리지 않고 온갖 욕심으로만 살아 왔는데 그것은 다 헛된 것이고 주객(主客)이 전도(顚倒)된 생활이었구나, 물질본위의 생활, 객관 현상에 구속된 생활을 버리고 오직 마음의 성품을 찾고 온 중생을 위해서 보살행(菩薩行)을 해야겠구나.」하고 참다운 인생관·우주관에 입각한 사상의 전환(轉換)이 이루어졌다는 말이 됩니다.
「일체의 모든 부처님과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이 다 이 금강경 가운데서 나온다(一切諸佛 及諸佛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 皆從此經出)」는 경문이 이절의 대문(大文) 가운데 있으므로 「이 법에 의지해서 모든 법이 나온다.」는 뜻으로 의법출생분(依法出生分)이라 한 것입니다. 이 경은 곧 마음 깨치는 법을 말씀해 놓은 경중의 경인데 부처님도 다름 아닌 마음을 깨치신 분이므로 부처님도 이 경에서 나온다 한 것이고 또 깨달은 마음의 경계가 곧 이 금강경이며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도 결국은 이 경에 의지해서 나온 부처님 마음이므로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도 이 경에서 나온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금강경도 마음이고 부처님도 마음이며 부처님의 깨달은 법도 다름 아닌 마음이니, 알고 보면 셋이 다 같은 한 덩어리입니다. 그러므로 이 경으로부터 나왔다고 하는 것도 말로 하자니까 그렇지 실제로는 나온 것도 아니고 의지한 것도 아닙니다. 나오고 들어가는 자리가 아니고 얻을 것도 없으며 설명할 수도 없으며 글로 옮길 수도 없는 것이 마음이고 부처님의 깨달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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