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큰스님의 금강경

이론(理論)은 불법(佛法) 근처도 아니다.

如明 2015. 11. 1. 08:17

이론(理論)은 불법(佛法) 근처도 아니다.

깨쳤다고 해서 새로 얻은 것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법, 아무것도 할 일 없는 무위법(無爲法)의 세계를 알지 못하고 법도 아닌 것을 집착하고 <나>도 아닌 육신을 <나>로 삼아서 고해(苦海)에 헤매는 중생들을 위해 40년동안 말이 되지도 않는 것을 부득이 입이 닳도록 법을 일러 주셨지만, 그러므로 이것은 소위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은 가히 간직할 것이 못되고 한마디 기억해 둘 말이 없습니다. 남보고 불법을 들었다고 전해 줄 말도 못됩니다. 40년 설했다는 것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이런 법이며 아닌 소리조차 아니어서 비판할 수 있는 대상이 못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일체 모든 성인들은 상이상학에 올라가 있으며, 거기서도 차별이 있어서 국민학교·중·고등·대학도 있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 떨어진 데를 뭐라고 설명합니까? 부처님 경지나 초지보살(初地菩薩)이나 상이상학에 올라선 자리는 설명이 안 됩니다. 불교를 학문이나 이론으로만 하는 사람들은 불법 근처도 못간 사람들입니다. 저 동구 밖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저 그 사람들 불교 설법한다고 하지만 참으로 경의 뜻을 알지 못합니다.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지도해 주는 법사마다 불법이 다릅니다. 팔만 사천법이 다 무위법에 들어서려는 것이며, 모든 번뇌를 떼어 버리려 하는 것입니다. 인생의 사건들은 허망하고 지킬 수 없는 것이고 지킬 수 없는 것을 지키는 것뿐입니다. 달아나 버리는 게 목적이고 아주 영원히 못 보게 달아나 버려야 합니다.

돈도 옷도 밥도 영감도 마누라도 딸도 이 지구도 태양도 우리가 보고 듣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도 사실은 다 설명이 안 됩니다. 지구가 어떻게 생겼느냐 하면 과학적으로도 완전한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생각할 수 있는 것 모두가 다 어떻게 생겼다고 설명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부처님 불법만이 쓸데없는 소리가 아니라 세상만사가 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일체현상이 다 무위(無爲)속에 들어서 거기서부터 불법 닦는 것입니다. 그러니 얘기 듣고 불법 아는 사람 참 딱한 일입니다. 마치 속아 있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부처님 말씀에 속아 있는 것이고, 남의 음성에 속아 있는 것이며 미친 소리에 속아 있는 것입니다.

참선하면 견성한다고 자꾸 참선만 하고 앉아만 있지, 그러나 참선을 무엇 때문에 하는 줄도 모르고 맹목적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참선하면 견성성불한다고 그러는데 견성성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하니 큰일입니다. 옳은 선지식(善知識) 만나서 그런걸 다 알고 참선도 다 해본 사람, 그런 선지식 만나 공부하면 그 지식이 내 지식이 되기 때문에 무위법에 곧바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만일 선지식이 아닌 이를 만나 따라가면 극락세계 간다는 게 뒤로 되돌아가거나 까딱하면 지옥으로 가게도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참선을 한다든지 염불을 하든지 아무 생각 아무 하는 것 없는 무위법(無爲法)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