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 文 : 須菩提言 如我解佛所說義 無有定法 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解 義] 수보리존자께서 부처님 물으심에 『어떤 결정한 법이 있어서 이런 진리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하고 사뢰었습니다.
그런데 무유정법 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無有定法 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해석하는 데 시비가 있습니다. 보통으로는 「결정한 법이 없는 것 그것이 이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입니다」 그렇게 새깁니다. 이것을 달리 새기는 이는 「결정한 법이 있어서 그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라고 하여 맨 나중에 전체를 부정합니다. 뜻을 아는 사람은 이리 새기나 저리 새기나 그 뜻은 똑같습니다. 그런데 처음 듣는 사람에게 차이 있게 들리기도 합니다. 첫번째 새김은 어떻다고 결정할 수 없는 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이름 했다는 것은 일정한 법이 없어서 동그라미라든지 그렇게 결정한 모양 내용이 없는 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아무 모양도 빛깔도 없는 것, 아무 것도 아닌 것, 그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다 이렇게 되므로, 그러면 뜻을 잘 모르는 사람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구나.」 그래서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인가.」하고 생각하게도 됩니다.
그런데 두번째 새기는 법은 「어떤 결정한 법이 있어 가지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없다.」 그렇게 하면 말로 할 수 없는 거 꼼짝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납니다. 어떤 결정한 법이 있어서 그것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이름할 수 있는 그런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첫번째의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새긴 것과는 표현상 대조가 됩니다. 한문이니 그렇게 새길 수도 있고 또 이렇게 새길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결정한 법이 있어 부처님 얻은 법이 그것뿐이다. 그렇게 이름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렇게 새기는 경우에는 어떤 생각을 붙일 수도 없습니다. 마음을 까딱해 볼 수도 없이 아주 앞뒤가 딱 끊어져 버리게 새긴 것입니다. 「그런데 결정한 법이 없는 것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새기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그건 것인가 보다 하고 꼬리가 남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아무것도 아닌 걸 깨달았나 보다 그렇게 잘못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결정된 법이 없다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조차도 아닌 것이 불법이란 뜻입니다. 이것을 잘못 해석하여 어떤 관념이 마음속에 남으면 나중에 참선이나 염불이나 하다 삼매가 나타날 때 제가 생각하던 것이 나타납니다. 자기 생각이 꿈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금강경 처음부터 말씀하신 내용을 생각해 보면 설명할 수 있는 법을 깨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아무 것도 결정한 법이 있어 가지고 그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이름 지은 법이 없느니라.」하고 새긴 두번째 새김이 더 분명합니다. 이것은 금강경뿐 아니라 일체 경전도 다 그렇습니다. 따라서 여기서도 「어떤 결정한 법이 있어서 이것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이름지을 수 있는 법이 애초에 없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새기지 않지만 이렇게 새겨야 좀 가깝게 새긴 것입니다.
앞에서 새긴 것처럼 「어떤 결정한 법이 없는 것이 이것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다. 그 이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다.」 이렇게 새기고 보면 삼보리의 이름지은 짐작이 남게 되기 때문에 그것은 자기 개념이 생기게 합니다. 처음부터 어떤 개념이 생길 수 없는 곳으로 몰고 들어가야 하는데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인가보다」하는 개념이 생겨 놓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공부하다 그런 경계가 나타나면 「아 ! 이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인가 보다. 이것은 참 뭐라고 할 수 없구나. 부처도 중생도 아니고 별 보고 깨친 것도 아니고 있고 없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것뿐이구나.」하고 아무것도 아닌 그런 경계가 나타나면 공부가 다 된 줄 알고 거기 주저앉아 버립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사실 그런 게 없다. 꼭 그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지적할 수 있는 법이 없다. 열반 생사도 불법이 아니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아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하신 것입니다. 이런 것은 공부를 해 보고 자꾸 들으면 짐작이 갑니다.
'청담큰스님의 금강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原 文 : 何以故 如來所說法 皆不可取 不可說 非法 非非法 (0) | 2015.10.27 |
---|---|
原 文 : 亦無有定法 如來可說 (0) | 2015.10.26 |
原 文 : 須菩提 於意云何 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 如來有所說法耶 (0) | 2015.10.24 |
第七 無得無說分 (0) | 2015.10.23 |
無得無說分 第七 (0) | 2015.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