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 文 : 入舍衛大城 乞食於其城中 次第乞已 還至本處
[解 義] 사위성(舍衛城)은 사위국(舍衛國)의 수도 서울입니다. 부처님은 복잡한 시내(市內)를 피하여 교외(郊外)에 계시는데 그렇지만 시내에서 아주 멀리 떨어지지 않고 성안의 출입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침이면 성안으로 들어 가셔서 제자들을 데리고 질서 정연하게 밥을 비시는 이것이 곧 법을 행하시는 것이 됩니다.
차제걸이란(次第乞已)란 부잣집만 가고 가난한 집을 빼어 놓아서도 안 되며 꼭 순서대로 다니며 일곱 집만 얻어먹게 돼 있는 제도를 말합니다. 똑같이 일곱 집을 얻어 가지고 기원정사로 돌아와서(還至本處) 적게 얻어온 사람은 많이 얻어온 사람이 나누어 주고 반찬이 좋은 것이 있으면 나이 많은 노장도 드리고 젊은이는 아무렇게나 먹습니다.
그런데, 가섭존자는 가난한 집만 다니며 밥을 얻어 오고 아란존자는 부잣집만 다니며 밥을 얻어 오므로 부처님께서 아란존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왜 부잣집만 다니며 밥을 얻느냐?”고 하니 “부잣집에 가면 밥 얻기가 좋고 가난한 사람은 자기 먹을 것도 모자라니 딱해서 그랬습니다”고 했습니다. 또 부처님께서는 가섭존자에게 물으셨습니다. “너는 왜 가난한 집만 다녔느냐?” “가난한 집은 가난해서 복을 못 짓게 되므로 그래서 가난한 집을 골고루 다닙니다.”
이 때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기 마음을 모르고 자기를 모르는 사람이 돈 없는 가난한 사람보다도 더 가난한 사람이다. 저 가난한 사람이 밥이 없다고 가난한 것이 아니고 불교를 믿고 곧 자기 마음을 믿으면 이것이 부자다. 장차 우주를 다 차지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잘 생겼다 못 생겼다, 그것도 차별 말고 똑같이 불법에 인연 맺어주고 똑 같이 복을 짓도록 해 주어야 한다. 가난한 사람은 남에게 무엇을 주고 좋은 일 한 것이 없어서 가난한 것이니까 가난한 집일수록 빼놓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 뒤부터는 부잣집이나 가난한 집이나 골고루 평등하게 일곱 집씩 빌게 되었습니다. 다만 기생집이나 창녀(娼女)·음녀(婬女)가 있는 집에는 가지 않도록 했는데 여기에도 연유(緣由)가 있습니다.
아란존자가 한번은 밥을 빌러 나왔는데 기생 딸이 반해서 아란존자에게 최면술을 걸어서 불러 들여서 옷을 벗기고 끌어안고 누워서 막 음행을 하려는 찰나에 부처님께서 신통으로 두 남녀를 잡아 들였습니다. 수천명 대중 가운데 끌어내어 놓았더니 아란존자는 얼굴이 빨개가지고 고개도 못 들었고 그 기생 딸도 결국은 참회 발심해서 불법에 귀의한 일이 있었는데 아란존자가 비록 최면술에 그렇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하튼 그런 위험한 곳에는 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만일 술집 같은 곳에 밥 얻으러 갔다 여럿이 끌어 들여 술도 자꾸 먹이고 여자도 데려다 놓으면 술기운에 또 파계(破戒)할 위험이 있으니 애당초 그런 위험한 곳에는 가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
지금 동남아시아에는 한 집만 얻어먹어도 배가 터질 정도로 많이 줍니다. 시주들이 미리 준비를 잘 해가지고 있다가 주니 지금은 한 집만 해도 먹습니다. 그것은 저만 복 짓고 나만 복을 많이 달라는 욕심이니 복을 고루 나누어 짓게 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도 시주할 기회를 주어야 더 큰 복이 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청담큰스님의 금강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생은 죽기 싫어한다. (0) | 2015.08.01 |
---|---|
原 文 : 飯食訖 收衣鉢 洗足已 敷座而坐 (0) | 2015.07.31 |
原 文 : 爾時 世尊 食時 着衣持鉢 (0) | 2015.07.29 |
原 文 : 與大比丘衆 千二百五十人俱 (0) | 2015.07.28 |
原 文 : 在舍衛國 祇樹給孤獨圓 (0) | 2015.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