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 文 : 須菩提 我念過去 無量阿僧祗劫 於然燈佛前 得値八百四千萬億那由他諸佛 悉皆供養承事 無空過者 若復有人 於後末世 能受持讀誦此經 所得功德 於我所 供養諸佛功德 百分不及一 千萬億分 乃至 算數譬喩 所不能及
[解 義] 『수보리야! 내가 또 생각해 보니 저 과거 무량 아승지겁 전에 그때 연등불이 계셨는데 내가 그 연등부처님 앞에서 팔백사천만억 나유타 부처님께 공양하고 받들어 모시셨느니라.』하십니다. 요새 우리 수자는 만까지는 열배하는 십진법이고 만부터는 만을 만하면 억이고 억을 만하면 조(兆)이고 조를 만배하면 경(京)하여 만배법(萬倍法)입니다. 동양에서는 이렇게 하여 24단위 밖에 없지만 불교가 온 뒤에는 불교 숫자를 뒤에다 붙여서 많이 쓰고 있습니다. 불교의 수는 구지(俱只)에서 부터 배수입니다. 인도의 낙차(洛叉)라는 숫자가 우리 수로 십만인데 십만을 백배로 하면 그게 구지(俱只), 곧 1천만입니다. 그 구지를 구지배로 하면 천만을 천만배로 한다는 말인데, 그러면 1아유타(阿由他)라 합니다.
또 아유타를 아유타배하면 나유타(那由他)인데 이렇게 해서 나간 수의 단위가 124자입니다. 그런데 아승지 이 숫자는 105번째 나오는 수의 단위이니 아승지라는게 우리의 일반수학 상식으로는 생각지도 못할 만큼 그런 굉장한 수자입니다. 아승지수의 무량아승지라 했는데 무량도 숫자입니다. 아승지 바로 위에 있는 104번째 숫자입니다. 팔백사천만억 나유타수의 부처님들을 연등부처님 불자로서 부처님 모시고 있는 동안에 다 친견하셨다는 것입니다. 공부가 높고 신통이 많은 대 도인들은 시방에 한량없는 부처 여기 앉아 계신 것을 다 친견합니다. 최면술을 걸어 놓으면 여기 앉아서 동경가서 보고 얘기하고 그렇듯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십만억 이런 지구를 직선으로 지나가서 우리 사바세계하고 똑같이 극락세계가 있다고 그랬는데 여기 이대로 앉은 채 찰라 사이에 십만억 세계를 지나가서 우리하고 얘기하듯이 아미타불을 친견(親見)하고 법문도 듣고 묻기도 하고 그럽니다. 본체 자리에서 보면 항상 시간도 공간도 아닌 조그만 초점 안에서 극락세계니 십만억 국토를 지나가느니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는 거 없이 가고 다 알고 보고 그렇게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연등불을 만나 가지고 연등불을 모시고 있는 그 동안에 팔백사천만억 나유타 모든 부처님을 만나서 내가 다 그 부처님에게 모두 음식도 올리고 옷도 올리고 향도 올리고 꽃도 올리고 온갖 시봉도 다 해서 공경 공양했고 도량청소도 하고 변소도 모두 소제해 드리고 부처님 제자를 시봉했는데 이렇게 하기를 한량없는 백천만억나유타 모든 부처님께 한분도 빠짐없이 공양 안 드리고 간 일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내가 공양한 공덕을 그때 참 많이 지었지만 그러나 만일 어떤 사람이 저 후오백세 말세에 지금(이 때입니다.) 혼란한 말세에 능히 이 경전을 받아 가지며 읽고 외우고 하면 내가 지은 그 공덕으로는 백분의 일도 미치지 못하고 천만억분의 일도 안되는 거고 내지 124자를 다 써서 비유를 한다 해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십만억국토의 미진수분의 일도 안 됩니다. 부처님 세상에는 모두 선지식 천지이니까 아무나 할 수 있고 아무나 들을 수 있지만 이 말세에 이 금강경을 옳게 알아들을 수 있는 그런 금강경 학자가 나와서 일한다면 참 하늘에 별따기 같은 일이고 맹구우목(盲龜遇木)같은 참 희유한 일입니다. 그렇듯이 대단히 희유한 일이 되느니라. 그러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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