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큰스님의 금강경

第六 正信希有分---말세에도 바른 신심 있다

如明 2015. 10. 7. 07:46

第六 正信希有分---말세에도 바른 신심 있다

[科 解]

우리가 만일 육신의 오관세계(五官世界), 물질세계만을 본위로 하여 삼차원세계에서만 산다면 사차원세계의 현실을 설명할 수 없게 되고 불법과는 거리가 먼 생활에 떨어집니다. 예컨대 육신 가지고는 장래를 예언할 수 있는 관능(官能)은 없지만, 정신이 무아지경(無我地境)에 들어서면 온갖 것이 다 보이고 자유입니다. 전에 말했듯이 문을 닫아걸었는데 육신이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든지, 큰 종속에 집어넣었는데도 쇠종을 뚫고 육안으로는 지나간 줄도 모르는 새 어느 틈에 나가는 등입니다. 이런 것은 다 사차원세계에 들어서면 허다하게 많습니다.

현실세계란 이것이 근본적으로 꿈이고 환상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가상(假相)으로 있는 것이니 법당은 불에 타면 재만 남는다는 생각, 인식 그 관념 때문에 불이 붙는 것입니다. 삼차원의 세계는 환상이고 그것은 다 생각하는 대로 될 수 있는 세계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생각 없는데 들어서면 거기서 사차원세계가 벌어지는데 여기서 더욱 더 들어가면 육신으로 살 때 오관에만 의지했던 인간 능력을 초월하여 무한대한 절대능력을 체험하게 됩니다.

불교에서는 사차원세계 정도는 초학자(初學者)의 체험입니다. 나는 불교의 내용을 사의상학(思議上學)·사의하학(思議下學)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생각하기 이전, 마음이 생각을 내기 전은 <사의상학>입니다. 곧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세계를 말합니다. <사의하학>은 세상에서 말하는 형이상학(形而上學)·형이하학(形而下學)이 다 포함되었다고 봅니다. 그것은 다 생각 밑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의상학(思議上學)에서부터는 불교 냄새가 조금 납니다만 그러나 그것도 아직 마음의 본바탕은 아닙니다. 그런데 세상에서는 사차원의 세계가 있다고 하여 전혀 없었던 것, 새로 발명한 것처럼 야단입니다. 사차원세계에 들어서서 시골에 있는 집이 보인다, 친구들이 지금 앉아서 밥 먹고 얘기하는 것이 보이고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지만 이것은 아직 불교의 초입(初入)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천차원(千次元), 만차원(萬次元)의 무아경에 들어가서 생각의 주체인 마음의 본연자세(本然姿勢)를 발견하게 됩니다. 마음을 깨달으면 주객(主客)을 초월하게 되어 <나라는 생각>(我相)·<남이라는 생각>(人相)·<중생살이라는 생각>(衆生相)·<오래 산다는 생각>(壽者相)을 여의게 되는데 마음이 곧 부처라는 것, 육체가 <나>가 아니라는 진리를 믿는 것이 바른 신심(正信)입니다. 불멸 후(佛滅 後) 이천 오백년의 말세에도 다생으로 부처님을 따라 배운 이들이 있어서 이와 같은 바른 신심(正信)으로 계를 지키고 큰 복을 닦으며 금강경의 진리를 읽고 거룩한 신심을 내어 무량한 복덕을 짓는 일은 심히 희유(希有)하다는 뜻에서 정신희유분(正信希有分)이라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