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 보경사 서운암에서 능엄주 기도를 했을 때의 일입니다.
나도 백일을 목표로 이 능엄주 기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식사는 일체의 부식 없이 소금간만으로 밥을 먹었는데,
한 2주쯤 지나자 밥 생각만 하여도 구역질이 날 정도였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의 백일기도였으므로 신체적으로 너무 무리를 주는 것은
좋지않겠다고 판단하여 법당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하루 8시간으로 정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주로 보행을 하면서 능엄주를 마음에서 놓치지 않으려고
꾸준히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60일을 넘기고 70일쯤 되었을 때부터 심한 장난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새벽녘이 되어 눈을 뜨면 '오늘 몇시에 어디에 사는 누가 온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그때가 되면 그 사람이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며칠이 더 지나자 가만히 방에 앉아 이십리 삼십리 밖의
신도들 집이 다 보이는 것입니다.
공부가 완전히 마무리된 단계에서 생긴 일이 아니라,
공부를 지어나가는 과정에 이 장난이 붙은 것입니다.
뿐만이 아닙니다.생각만 일으키면 내 눈 앞의 텔레비젼을 보듯이
동네의 모든 집이 보이고,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도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밥상위의 반찬이 무엇이며,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가 낱낱이 보였습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어느날 아침, 어머니가 아이와 다투는 것이 다 보이고
다 들렸습니다. 아이가 말했습니다.
"엄마, 오늘까지 월사금을 가져가지 않으면 선생님이 혼을 낸댔어.빨리 줘"
"오늘 구해 놓을테니 내일 가져가거라"
"오늘 가져가지 않으면 혼나.학교가지 않을거야"
"그러지 말고 가거라"
"싫어"
"이 놈의 자식이!"
이렇게 모든 내용이 생생하게 보이고 표정까지 또렷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 어떤 사람이 내 앞에 서면 그 사람의 몸이 마치 투명체처럼 다 들여다 보이고,
뼈 마디마디까지 그대로 보였습니다.
그 사람은 아직 아무것도 못 느끼고 있건만, 병이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디까지 진행 되었으며 얼마 후면 어느 자리에서 어떻게 아픈 상태가
벌어진다는 것이 내 눈에는 다 읽혀졌습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아픈 사람에게 내 생각대로 앞에 있는 나뭇가지를 하나 꺾어주면서
'이것을 씹어서 잡수시라' 든지, 이파리를 따서 '이걸 달여 먹으면 낫는다'고 하면,
약도 아닌데 분명히 그 사람의 병이 낫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신기하기 짝이 없는, 그와 같은 장난이 붙는 시간이 이어지자
호기심이 자꾸만 일어났고, 마지막 20여일은 기도를 하였으나
제대로 집중을 하지 않고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 뒤 그 해 겨울을 보경사에서 나고, 이듬해에 덕숭산 정혜사로 갔습니다.
그곳에는 도를 깨달은 금봉 노스님이 계셨고, 그때 나는
'도인이라 하고 도를 통한다고 하는 것을 내가 체험한 것인가?'
하는 헛생각이 들어, 그 일들을 노스님께 자랑처럼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금봉스님은 대뜸 호통부터 치셨습니다.
"이 죽을 놈! 마구니의 자식새끼! 중노릇을 한게 아니고 마구니 노릇을 했구나.
너 같은 놈은 당장 죽여버려야 된다.
너 같은 놈 살려놓으면 여러 사람을 망쳐놓는다.
당장 주문을 버리든지 이 자리에서 죽든지 택해라"
그날부터 스님께서는 일체 바깥 출입을 못하게 하셨고,
곁에 두고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나 또한 의식적으로 능엄주를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무의식 중에 능엄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노스님께서 "지금 뭐하노"하시면, 깜짝 놀라며
"아무 것도 안합니다"고 답하였지만, 나도 모르게 능엄주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금봉 노스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참말로 아무 것도 안하나? 그거 뗄려면 죽기보다 더 힘이 들거다"
정말 그랬습니다. 막상 눈 앞에서 전개되는 신통한 일에 호기심이 붙고
재미가 붙은 상태에서는 뗄려고 해도 참으로 떼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노스님의 '죽기보다 더 힘들거다' 하시는 말씀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어른들께 자주 물어가야 합니다.
수행과정 중에 생겨나는 이러한 신통은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물론 부처님 말씀이나 가르침이 완전히 익어진 차원에서 나타나는 신통은
마음대로 부려도 됩니다.
그러나 거기까지 도착을 못하고 중간에서 겪는 고비는 짐짓 나를 망치고
남을 망치는 사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합니다.
나중에 여러 어른들에게 내가 체험한 것을 말씀드렸더니,
동산 노스님께서는 "꽁꽁 맺힌 놈"이라 하셨고,
나의 은사이신 고봉 스님은 다른 이야기 없이 "아직 멀었다"고만 하셨습니다.
통도사 극락암의 경봉 노스님은 "그래,애는 썼는데, 거기서 막히면 안된다.
그 고비를 넘기고 가야 된다" 고 일러주셨습니다.
우리나라 어른들은 공부에 대해 대부분 자상하게 일러주시지 않습니다.
"아직 멀었다"라는 말로만 표현을 해버리지,
어떻게 어떻게 하라고 일러주지 않습니다.
'철두철미하게 네가 체험해서 가야 된다'는 식입니다.
이러한 교계의 풍토가 정말 아쉽습니다.
그리고 내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금봉 노스님 같은 어른을 만났을 때
계속 지도를 받으며 공부를 밀고 나갔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를 못했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공부는 그 길을 그대로 유지하며 계속 밀고 나가야 합니다.
계속 밀고 나가야 무엇을 얻든지 어떤 자리까지 도착을 할 수 있지,
중간에 단절을 하면 공부의 향상이 더 이상 없게 됩니다.
(출처 - 우룡큰스님의 능엄주 이야기에서/어질이 편집)
능엄주를 해서 깨쳤다고 말을 하려면,동정일여,숙면일여,오매일여의 경지를
가야합니다...즉,즉 자나깨나 24시간중에 단 1초도 끊어지지 않고, 잡념없이
고요하며 성성하게 능엄주가 돌아가야 합니다....그것이 10년 이상 지속되면
깨쳤다고 봐야될 것이고,혼자 공부해도 되는 단계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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