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주의 모든 것

[스크랩] 주력수행 염창영 씨 하 - 조광님 신문기사

如明 2012. 7. 14. 10:52

사고를 계기로 기복에서 탈피
아내-딸도 매일 절하는 ‘도반’



갑작스럽게 닥쳐온 시련은 수행에 대한 회의를 불러왔고 이로 인해 나는 처음으로 능엄주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20여 일쯤 지났을 때 돈조 스님은 그런 나에게 “전생에 쌓인 숙업이 현생에 나타나서 제거되는 현상으로 공부가 잘 되어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돈조 스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것 때문에 수행을 멈춘 내가 더없이 한심했다. 현생의 즐거움만을 위해 수행하는 것이 아닐진대 나는 지금까지 복을 바라며 능엄주를 독송해온 것은 아닐까 돌아보게 됐다. 집착하면 고통이 따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일은 나로 하여금 부처님 공덕 중 최고의 공덕은 ‘삼매의 공덕’이라는 것을 확신하도록 했다.

스님의 말씀을 들은 후 나는 곧바로 다시 능엄주 독송을 시작했다. 하루 목표량도 120회 이상으로 크게 높였다. 시간이 나는 대로 능엄주를 독송하려 했고 부득이 다 못할 때는 밤 2~3시까지라도 반드시 목표량을 채우고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독송한 횟수가 약 15만 번. 그동안 나는 글자 자체에 이끌리지 않으려고 하면서 동시에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내 자성의 자리를 찾으려고 늘 애썼다. 특히 기도내용도 나와 가족의 범주를 넘어서 일체중생의 행복을 위한 것으로 바꿨다.

그리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 중에도 아비라(cafe. daum.net/abira) 등 인터넷 능엄주 카페를 자주 방문했다. 좋은 도반들이 많았고 능엄주 수행과 관련된 유용한 정보도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매일 방문하는 이곳 아비라 카페는 회원 수가 많을 뿐 아니라, 수행 자료방, 절+능엄주+아비라수행방, 기본자료실 등이 있어 체계적으로 공부하기에 매우 좋았다.

또 인터넷 카페를 계기로 나는 백련암 삼천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전생의 업장을 녹이는 데는 절수행보다 좋은 게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지난해 8월 20일 나는 처음으로 3000배 철야정진에 참석했다. 늘 108배를 해왔던 터라 삼천배는 무난히 할 수 있으리라 여겼지만 큰 오산이었다. 늦더위 때문인지 아니면 소리 높여서 ‘지심귀명례~’를 불러야 했기 때문인지 너무너무 힘들었다. 나중에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참아가며 한 배 한 배 절에 매달려야 했다.

그렇게 밤은 지나고 아침 7시, 백련암 원주스님은 “삼천배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일대 혁명이 일어나게 한다.”며 빛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의 ‘도광(道光)’이라는 법명을 주셨다. 나는 그 순간 비로소 불자로 새롭게 태어남을 느꼈다. 또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라(不欺自心)’는 성철스님의 생전 법어를 받아들고 큰 환희심을 느끼기도 했다.

집사람도 4년 전 길상선사에서 삼천배를 한 뒤 ‘무아해(無我海)’라는 법명을 받았고, 딸애도 5개월째 엄마와 108배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는 불자가 됐다. 돌이켜보면 지난날 사법고시에 합격했더라면 권력과 명예는 얻었을지 몰라도 어쩌면 더 큰 업장을 쌓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100만독을 향해 정진하고 있는 나는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지은 업장을 능엄주와 삼천배 기도로 녹일 수 있음을 믿는다. 수억겁 동안 거듭해온 이러한 업장을 한꺼번에 녹일 수는 없겠지만, 양파껍질 벗기듯 한 겹 한 겹 서서히 벗겨 나갈 것임을 다짐한다.

 

<2005-11-02/826호>

입력일 : 2005-11-01 15:25

 

출처 : 아비라
글쓴이 : 어질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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