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 文 : 佛告 須菩提 若善男子善女人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當生如是心 我應滅度 一切衆生 滅度一切衆生 已而無有一衆生 實滅度者
[解 義] 수보리존자가 마음 가지는 법과 번뇌 항복 받는 법을 다시 또 여쭈어 본 데 대해 부처님께서는 앞에서와 똑같이 대답하신 것입니다.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 이는 마땅히 이와 같이 마음을 낼 것이니, 내가 마땅히 한 중생도 남기지 않고 일체 중생을 다 제도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지장보살(地藏菩薩) 같은 분은 처녀 때 이런 법문을 듣고는 어디를 가다가 옷을 벗고 떠는 거지를 만나서 옷을 홀딱 벗어 줍니다. 그리고 자기는 벌거벗은 나체의 몸을 남한테 보일 수 없으니 땅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서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그래서 땅에 몸을 감추었다고 해서 <지장보살>이라고 합니다.
중생도진아성보리(衆生度盡我成菩提) 「중생을 다 제도해서 마친 뒤에라야 내가 대보리를 증득하리라」하는 원리입니다. 지장보살은 일체 사생육도(四生六道)의 분신(分身)으로 변화신(變化身)까지 나타내시어 제도하시지마는 치우쳐서 지옥을 많이 가십니다. 지옥 문 앞에 딱 섰다가 들어가는 중생보고 개심(改心)을 시켜서 알아듣고 착한 생각 내도록 해 가지고 도로 인간 세상이나 천당에 올라가게 하는데 그렇게 내 보내 놓으면 금방 눈 깜박할 사이에 또 되돌아오고 합니다. 그래서 지옥 문전에 지장보살이 눈물 마를 새가 없다고 합니다.
지장보살님처럼 우리도 보리심을 발했거든 마땅히 이와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내가 마땅히 일체중생을 다 제도하리라」고 마음먹고 또 「일체중생을 다 제도해 마치고 나서는 실로는 한 중생도 멸도를 얻은 자가 없다, 제도된 중생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라.」 그러셨습니다.
대용맹심을 내서 인간적으로 아주 훌륭한 인간이 되고 한 번 아무 생각 없이 되어 남보다 잘났다고도 안하고 뒤 떨어지려고도 안하고 무심경계에 들어가서 천지가 내 집이라 하는 게 도리어 약한 소리입니다. 천지가 그만 내 주머니 가운데 들어있는 이런 배짱으로 해야 합니다. 사실이 또 그런 것입니다. 밥은 아무데서나 얻어먹고 방방곡곡 다니며 금강경의 사구게(四句偈)를 일러 주어서 중생교화를 하지만 교화했다는 생각도 없고 교화한 중생도 없이 해야 합니다. 이것을 줄여서 말하면 「생각 없이 일하자」하는 간단한 말입니다.
그래서 「내가 일체 중생을 제도하리라.」 이런 생각을 갖고 그 생각대로 일체 중생을 다 제도해서 마쳤지마는 다 제도된 걸 보고는 역시 「한 중생도 제도했거니」하는 생각을 안 합니다. 실제로 사실 중생이 제도 받은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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