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배 도전

[스크랩] 두 번 씩이나 꿈에 속다

如明 2012. 9. 10. 09:35

두 번 씩이나 꿈에 속다

 

 

                                                                 / 기산스님

 

 

 

소승은 요즈음 매일 1000배 절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에 980배를 하고, 나머지 20배는 낮 시간 동안

아무 때나 할 생각이었습니다.

 

사시 예불, 산신각 예불을 마치고 나니, 낮 12시,

점심 공양을 하고 잠깐 쉴 겸 자리에 누었습니다.

 

나머지 남은 절 20배를  끝내고, 조금 더 절을 합니다.

조금 더 하는 절은, 절을 할 때는 몇 배를 했는지 기억

하지만, 하고 나면 의식적으로 잊어버립니다.

 

매일 하는 1000배의 절은 기록하지만, 조금씩 더 하는

절은 기록하지 않고, 허공으로 날려 버립니다. 소승이

절 수행을 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하는 하는 절 수행은

 

아마, 이 허공으로 날려버리는 절일 것입니다. 소승은

지금까지 10년 째 절 수행을 하여 왔지만, 진짜로

수행의 공덕이 되는 절은, 제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허공으로 날려버린 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오늘 낮에 해야 할, 나머지 절 20배와 허공으로

날려 보내는 절을 정성스럽게 끝마치니, 아주 상쾌합니다.

 

그런대 이게 웬 일입니까? 조금 전에 마친 절 20배와

허공 절은 꿈 속에서 한 절입니다. 약간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그리 많은 절은 아니므로, 다시 정성을 다하여 절을 합니다.

 

자비 하나 하고 엎드리고, 참회합니다 하며 일어 납니다.

이렇게 자비 둘........자비 셋.........자비 스물, 자비 스무번 째는

자비 1000 하며 끝내고, 나머지 허공 절을 모두 끝내고 나니

이젠 정말 기분이 아주 상쾌해졌지요.

 

자리에서 일어나 양말을 신고, 이불을 정돈하는데... 번개 같이

머리를 스치는 생각, 아니 조금 전에 20배 씩 두 번 한 절이 모두

꿈 속에서 한 절이 아닌가!....

 

소승은 지금까지 절 수행을 하는 동안, 꿈 속에서 한, 절 수행을

생시에 한, 절로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대개 남은 절이 몇 백배가 될 때이고, 속는 것도 한 번으로 그쳤는데

 

오늘은 두 번 씩이나 연거퍼 꿈에 속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인생 일장 춘몽이거늘, 그것도 모자라 꿈 속의 꿈, 또 꿈 속의 꿈이라니!

아, 늙은 수행자의 수행길이 이런 것인가. 

 

어찌 어찌 하다보니, 소승이 걸어 가는 수행 길에서

주된 수행이 절 수행이 되었습니다.

 

작년 2011년 8월 중순 무렵에 200만 배 절 수행을 위해

하루 1250배의 절 수행을 시작한 후, 계속 이어 오다가

2011년 12월부터는 1일 100배를 더 하여, 12월 한 달은

하루 1350배 이상의 절을 했습니다.

 

2012년 1월 1일부터는 1일 2000배 이상의 절을 하리라 결심하고 

1월 한 달 매일 2114배의 절 수행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2012년 2월 15일까지 45일 간  매일 2000배 이상을 계속 하였습니다.

 

소승의 나이 73세입니다. 이 나이로 매일 2000배 이상의 절을

계속하다가는, 건강 상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것이 명백함을

체험적으로 실감한 후, 눈물을 머금고, 올 2월 16일부터 108배로

 

줄였습니다. 이렇게 2월 29일까지 14일 동안, 108배 수행을 계속하였지만

마음 속으로는, 한없이 허전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마음을 모질게 먹고, 3월 1일은 기념으로 2000배를 하고

 

3월 2일부터 다시 1200배로 올려서 절 수행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3월 28일까지 1200배 씩 하여보니 아무리해도 노년의

체력으로는 무리한 절 수행임을 또 한 번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3월 29일부터는 다시 200배를 주려, 그 이후로는

매일 1000배와 허공절로 만족하고 있지만, 사실 이것도 소승에겐

무리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앞으로 더 이상은 물러서지 않을 결심입니다.

 

이런 요즈음의 일상 속에서,오늘은 두 번이나 꿈에 속기는 했지만,

이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님은 제불보살이나 화엄성중께서 기꺼히

증명해 주실 것이라 믿기에, 소승은 그 힘으로 오늘도 살아 갑니다.

 

지금처럼 매일 1000배 씩, 2012년 12월 말까지 계속한다면

작년 2011년 8월 중순에 서원한 200만 배를 훌쩍 넘기게 되겠지만,

그때까지 소승의 체력이 얼마나 따라줄 지, 자못 걱정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하건대, 소승이 여러 악조건을 헤쳐가며

꿋꿋한 기백으로 수행의 끈을 이어가는 것을 도량신이

알고 계시니까, 소승의 건강을 지켜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사랑하는 목탁소리지대방 불자님들도 소승의

수행의지를 힘차게 격려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모든 님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대덕사 기산지은 합장

출처 : 아비라
글쓴이 : 어질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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